전체 글 122

돌발성 난청

'천식' 진단을 받았던 제작년 12월이 갑자기 떠오른다. 기침이 석달 간 멈춰지지 않아 찾아간 대학병원. 휴우... 나도 그렇지. 어쩜 석달 간을 아무렇지 않게 견뎠을까. 코로나가 심각해서 여간 눈치도 많이 보였을텐데, 미련하게- 쯧쯧. "불편한 게 아픈 거였을거야." 이번 돌발성 난청 진단을 알려준 친구에게서 되돌아 온 한마디. 다행이 이번엔 5일만에 병원에 찾아갔다. 이것도 남편 잔소리가 아니었다면 한달이 넘도록 병원갈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잊지말자. 내 나이를 ;;;;;) 사무실 이사로 하루종일 혼자 새 사무실을 지키던 중이었다. 무슨 케이블 팀, 전기팀, 인터넷 팀 팀이란 팀들은 다 세분화 돼 있는지ㅠ 오늘 하루 동안 (휴가, 취재, 공가로 팀원들 없음) 나혼자 기본 셋팅은 마쳐놔야 하는 날...

지피지기 2022.08.15

내 글에 반하기

역시 조직은 참 조직적이다. 공무원들을 위한 동아리, 독서교육,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는 것도 놀랐는데 이번엔 글쓰기대회도 있다ㅋ '공직문학상' 지난 수상작들을 몇 개 훑어봤다. 역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글자 만지는 일 좀 했다고 그 알량하고 얄팍한 실력으로 나도 한 번?! 이란 생각을 했다가 얼른 접었다. 수백 편의 글 사이에서 수상은 꿈도 안 꾸지만, 만약 뽑힌다면 이게 더 문제다. 수상작들을 엮어서 책으로 만든다. 내 맘대로 쓰지도 못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을 접기 전에 혹시나 쓸거리가 있나 싶어 오랜만에 티스토리에 들어왔다. 썼던 글들을 읽어보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남편이 낼 회사 안가냐며-ㅎ 새벽 한 시를 넘겨버렸다. 너무 재미있는 거다. 분명 내..

오직사유 2022.05.19

드디어 올 것이 왔다

확진자 수가 심상치 않더니, 우리집에도 올 것이 왔다. 둘째 어린이집 같은 반에서 확진아동이 나왔고, 일찍 귀가조치를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퇴근 1시간 전에 받은 전화라 경황이 없었다. 셋째와 함께 가는 연장보육 어린이집에 결석하겠다 연락을 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에게 전화해 픽업을 부탁했다. 하필 오늘 라디오 생방도 있고 야근을 신청해놨기에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급한일만 끝내고 부랴부랴 집으로 갔다. 120은 밟았을거다. 자가진단키트로 테스트 해본 결과 '음성'. 그래. 별일이야 있겠어? 자가격리를 두 번이나 해봤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끝나겠지- 싶어 약간은 안도했다. 아이는 평소와 다름없이 해맑았고 예뻤다. 아직도 "엄마냄새 좋아"하면서 잠드는 녀석이기에, 그날도 얼굴을 마주하고 꼭 껴안고 잤..

오직사유 2022.02.25

원고첨삭노트

고3 때 오답노트 작성은 해봤어도, 원고첨삭노트는 처음 써보네. 초고를 쓰고나면 편집실장님께 파일로 보내드린다. 그럼 교정, 교열을 봐주시고, 다시 받아 수정한다. 한 두달은 그냥 넘어가셨는데, 반복적으로 틀리는 것이 있다 지적하면서 나의 멘탈에 약간의 충격을 주시는 것이 아닌가. 뭘 고쳐주시는지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내 손으로 직접 써봤다. '헐' '어이가 없네....' 내가 쓴 글을 직접 손으로 쓰고 그걸 분석해보니 이게 가관이 따로 없다. 무턱대고 앞뒤없이 쓴 것과 한 번만 더 깊이 생각하면 하지 않을 실수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내머리에 달린 것은 '뇌'임이 분명한데,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밖에 못쓰는 것인지. 정말 딴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이 글을 마..

카테고리 없음 2022.02.11

궤변일까, 핑계일까

무언가를 써야 하는데, 일적인 얘기를 하려면... 그게 그래도 뭔가, 내게 해가 될 것 같아서 그만두길 여러 번. 제대로 된 사유를 하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나인 투 식스 패턴이 주는 폐해기도 하지만, 또 복잡한 생각따위 접어 두는 것도 때론(내 정신 건강을 위한)지혜로운 사고방식이라 스스로를 위무하며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꽤 묵직한 충격 하나를 받았다 고백한다. 에세이를 함께 쓰던 지인과의 대화에서 툭- 하고 나온 얘기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은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이래요. 첫째, 내 인생을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용기가 없었고요. 둘째, 망해가는 지구에, 황폐해져 가는 이 세상에 내 2세를 등떠밀고 싶지 않았어요. 그건 참, 책임감 없는 행위라..

오직사유 2022.02.03

불혹

제목은 거창하지만 나이 한 살 더 먹었다고 풀어놓는 푸념에 가깝다. 서른 아홉이면 뭐 어때서? 마흔이면 뭐- 크게 달라진게 뭐가 있다고?! 라고 호기롭게 내던지기엔 요즘 내가 하는 고민은 진짜 진심, 진지하다. 어릴적부터 유독 견과류를 싫어했다. 술을 들이키던 20대에도 노가리를 먹으면 먹었지, 땅콩을 안주로 시켜먹진 않았다. 아마 길고 긴 나의 치아교정시절, 구조물 사이로 불편하고 기분 나쁜 이물질 정도로 취급하던, 내겐 별 시답지 않은 먹을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한 박스도 모자라 두 박스로 주문할 줄이야. 건강검진 결과가 예사롭지 않게 나왔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하며, 당화혈색소가 경계 수준의 빨간색 숫자로 결과지에 표기가 됐는데, 아무렇게나 먹어도 멀쩡하던 내 몸둥아리가 아무렇지 ..

오직사유 2022.01.17

프리랜서의 설움

공무원증 사진을 올리면서 제목이 저러한 이유- 프리랜서로 15년을 살다 직장다운 직장을 처음 갖는 나로서는 너무 당연한 얘기다. (아, 그렇다고 프리랜서에 대한 비하나 평가절하 같은 얘기는 아니다.) 다만, 그들이 받은 부당한 처우와 주변의 시선, 편견 등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얘기하고자 한다. 프리랜서를 벗어났다는 사실은 저 공무원증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어딘가에 소속되고, 출입이 인증되고, 조직도에 내 이름이 뜨고, 내 자리에 내 번호 내 전화기가 생긴 것 자체가 기쁨이고 설레는 일이었다. 자, 그럼 공무원이 아니었던 시절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1. 프리랜서는 소속감이 없다. 당연한 얘기다. 다니고 있는 직장이 있는게 아니라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 뿐, 그 어떤 방송국도 그 어떤 단체..

오직사유 2021.12.15

천장누수도 모자라 이번엔 화장실 누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망할 놈의 엉터리 시공업체 때문에 우리집은 누수와의 전쟁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다. 천장누수는 마무리가 된 것 같아 이제 곧 막을 예정인데, '된 것 같아' 이 부분도 사실 완전히 믿기 어려운 상태라 우리는 이제 초탈, 그 이상의 단계에 다다른 것 같다. 7월 초, 아랫집에서 안방 화장실에서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가 나도 모자랄 판에 아랫집 분은 엄청나게 침착하고 자세히 그간의 사정에 대해 알려주셨다. 입주 때부터 이 아파트는 무수히 많은 누수와 하자 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전 주인이 화단에 물을 준 게 고스란히 거실 중앙 샹들리에로 떨어져 보수를 한 번, 그 외에도 다수의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주인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육아전쟁 2021.11.07

슬퍼하지도, 그렇다고 잊히지도 않는

매일 쓰던 볼펜 하나가 사라져도 하루 종일 온 집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지게 된다. 찾을 때까지 내내 마음 한켠이 답답하고 초조하고 손에 제대로 일이 잡히지 않는데, 사람이야 오죽하랴. 속이 상하다 못해 문드러질 지경이다. 남편은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나를 조롱하고 비웃었다. 가장 친한 친구도 의미없는 짓 그만하라고 바로 쓴 소리를 했다. 어쩜 그리 쉽게 얘길하는지, 매정한 사람들. 나는 그 소식 들은 날부터 밥 먹다가도 눈물이 나고, 노래 한 소절만 들어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어쩜... 어쩜 그렇니... 나의 사람들아ㅠㅠ 팬카페는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 나처럼 기다리겠단 팬들이 대다수지만, 욕짓거리를 하고 정신차리라고 막말을 들이붓는 사람들도 있다. 탈덕은 조용히 하는 거랬다... 이 예의없는 것..

오직사유 2021.10.25

못-나이트오프-이이언

https://www.youtube.com/watch?v=79OofckldsM 2004년, 넬을 처음 알았을 무렵- 생전 몰랐던 '밴드'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직접 연주했다는 건 아니다.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이 기본 구성이라는 사실도 몰랐을 때니까. 당시 넬은 언더밴드로 활동 중에 서태지의 눈에 띄면서 메이져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게 됐다. 서태지 밴드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넬의 의지를 응원하고 또 응원했다. 이젠 뭐, 장수밴드 계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라 지금의 위상을 굳이 설명하진 않겠다. (아직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ㅋ) 넬 공연을 보러 홍대를 기웃거리고, 언더 밴드들을 하나 둘 씩 알아갔던 어느 날, 나는 '못'이라는 밴드를 알게 된다. '날개'라는 노래를 듣고 굉장히 ..

카테고리 없음 2021.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