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가 안되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인사과에서 필요서류를 보강해달라는 요청을 받은지 3시간 만이었다. 아이들은 남편에게 맡겨놓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속도를 붙여 부지런히 해야 끝낼 수 있는 양이었다. 쉬지 않고 타자를 두드렸고, 아이들을 재우다가 잠이든 남편이 방문을 열었다. "다 했어?" "응, 다했어." 새벽 3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 6시간을 꼬박 저것(?)을 만드느라 생 노가다를 했다. "구분, 숫자만 좀 챙겨줘. 눈 좀 붙일께." "응." 처음 보강 요청을 받았을 때 머리가 하얬었다. 부지런히 원고와 큐시트를 챙긴 것 같았는데, 폴더가 사라졌던 것. 공용메일을 뒤질까, 같이 일하던 작가들한테 이리저리 연락을 하고 물었다. 그 어디에도 내가 쓴 원고와 큐시트는 없었다. 내가 챙기지 않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