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전쟁 21

천장누수도 모자라 이번엔 화장실 누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망할 놈의 엉터리 시공업체 때문에 우리집은 누수와의 전쟁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다. 천장누수는 마무리가 된 것 같아 이제 곧 막을 예정인데, '된 것 같아' 이 부분도 사실 완전히 믿기 어려운 상태라 우리는 이제 초탈, 그 이상의 단계에 다다른 것 같다. 7월 초, 아랫집에서 안방 화장실에서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가 나도 모자랄 판에 아랫집 분은 엄청나게 침착하고 자세히 그간의 사정에 대해 알려주셨다. 입주 때부터 이 아파트는 무수히 많은 누수와 하자 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전 주인이 화단에 물을 준 게 고스란히 거실 중앙 샹들리에로 떨어져 보수를 한 번, 그 외에도 다수의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주인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육아전쟁 2021.11.07

어쩌다 캠핑

동계 캠핑을 준비 중인 남편이다. 세 아이의 갓난쟁이 시절, 지하 땅끝까지 숨겨놨던 자신의 욕망을(그래봤자 캠핑) 슬금슬금 끄집어 올리더니 캠핑 난로를 냅다 지르는 거다. 이제 막내가 지 알아서 다치지 않고 잘 다니니까 저래 용기를 내더라고. 간도 크지. 애 셋을 데리고 동계?!?!? 동~계~에?!?? ㅎㅎㅎㅎ 미쳤다. 미쳤어. 예행연습이나 마찬가지였다. 난로를 가져갈만큼 춥지는 않았지만 어젯밤은 바람이 꽤 불었다. 시시각각 하늘의 구름 모양이 달라지고 낮에도 타프 밑에 앉아만 있으면 땀은 맺히지 않았다. (열심히 캠장들을 정리하는 남편은 땀으로 샤워;;;) 오후 내내 잔디밭을 뛰어 놀던 아이들을 9시 땡하자 마자 억지로 재웠다. 밖은 시끄러운데 잠이 오나 어디. 그치만 아이들도 피곤했었는지 30분도 안..

육아전쟁 2021.09.27

금산은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진주교대에 선별진료소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 여파가 여기까지 미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교대에 다니는 학생이 실습 차 시운이 초등학교에 다녀갔고, 그 여파로 교직원 1명과 초등학생 5명이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3, 4학년은 하루 앞서 미리 검사를 받았고, 일요일 오후 1시가 넘어서 갑자기 선생님한테서 문자가 왔다. 1, 2, 5, 6학년도 모두 검사를 받아야된다고. 우리 가족은 외출을 하고 있던 중이어서 바로 차를 돌려 보건소에 도착,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았지만, 학교에 선별진료소가 차려지지 않아서 나머지 학생과 부모들이 보건소 그 땡볕에 줄을 1시간 넘게 서서 검사를 받았다. 엄마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나는 명예사서팀의 단톡방에서 주로 정보를 접했는데, 사서 봉사활동을 하지 ..

육아전쟁 2021.07.12

진주유치원 학부모회 - 팝업북 만들기

진주 유치원, 집에서 25분 거리의 공립 단설 유치원이다. 시운이는 3년을 다녀서 이미 졸업했고, 지운이가 6세 반에서 2년째 다니고 있다. 출근할 때 남편이 등원을 맡고, 칼퇴 일 땐 하원까지 해오지만 공연이 있어서 바쁘고 야근이 있는 날엔 내가 칠암동까지 다녀오는 편이다. 시운이가 1시 30분에 하원할 때가 있었다. 1년 정도를 방송국 조퇴까지 일삼으며 힘들게 다녔던 적도 있다. 그냥 집 앞에 내려주는 가까운 어린이집이었으면 안했을 고생을 우린(남편도) 사서 했다. 원장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난 3년과 올해를 비교하며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 원장이 그냥 아무런 의지없이 기계처럼 출근하고 퇴근하는 공무원 자세였다면, 올해 새로 부임한 원장은 정반대다. 너무 적극적이어서 부담스럽다랄까.....

육아전쟁 2021.07.05

나는 나쁜 엄마가 아니다

시작하기 전에 일러둘 얘기, 지난 글 '나는 나쁜 엄마다'에 스스로 반격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아침에 시운이가 심상치 않았다. 미열이지만 분명히 37. 5도가 넘는 열이 났고, 배가 아프다고 했다. 다른 증상은 없었지만, 열이 나므로 등교는 하지 못하는 상황. 선생님께 전달했고, 우린 '또' 보건소에 가야만 했다. 보건소 측과 통화로 알게 된 사실은 "학교와 같은 특수 집단의 구성원일 경우에는 더욱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발열, 두통, 근육통 등 여러 증상 중에 한 가지 증상만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학생도 와서 검사 받으셔야 하고요. 오전 11시 이전에 받으면 오후 8시 이후에 결과 받으실 수 있어요~" 시운이는 코로나 검사가 일곱 번쯤 된다. 자가 격리 2번을 했으니 해..

육아전쟁 2021.06.18

나는 나쁜 엄마다.

온 집 안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할 때, 아이들이 불쑥 자랐음을 느낄 때, 뿌듯하고 기쁘다. 행복하고 든든하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나는 아들 하나 정성스럽게 키우는 내 친구가 무척 부럽다. 친구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아주 정성껏 돌보고 키운다. 보여주고 싶은 것, 체험해주고 싶은 것, 가르치고 싶은 것, 엄마란 존재에 자동 탑재 되어 있는 '사랑'을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1년 365일을 속속 들여 친구의 일상을 체크한 것은 아니지만 느껴진다. 진심으로 아들에게 붓는 사랑과 정성이. 친구와 마음은 같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어떤 부모인들 비교할 수 있으랴. 사랑한다. 내 목숨을 다 바쳐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친구네와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다르다. 요즘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

육아전쟁 2021.06.13

아지트 - 묵곡생태공원

남편이 공개하지 말라고 하던데. 이 영화같은 영상을 꼭 기록해두고 싶어서ㅋㅋㅋ 산청을 자주 가는 편이다. 계곡을 좋아하기도 하고, 잘 가는 캠핑장도 삼장면에 있고, 가장 가까운 지리산 자락이기도 해서. 요즘엔 거의 주말마다 가는데, 오가던 길에 있던 '성철공원' 이란 곳이 좀 궁금해진거다. 그 옆에 성철스님기념관이 있어서, 그저 그런 공원이겠거니 했었는데 어느 날은 한 번 가보자! 해서 갔더니 글쎄. 묵곡생태공원?!?!??!??! 뭔데뭔데. 엄청난 잔디밭이 저렇게 펼쳐져 있는 게 아닌가. 화장실도 깨끗하고 정말 곳곳에 정비가 완벽한 공원이었다. 공원 크기도 제법 크다. 한 바퀴 다 돌려면 좀 걸어야 된다. 간단한 운동장비도 있는데, 우리는 냅다 뛰는데 체력소모를 ㅋㅋㅋㅋㅋㅋㅋ 한 번 놀고 오면 셋 다 땀..

육아전쟁 2021.05.30

마하어린이도서관 유레카!!

마하 어린이 도서관을 처음 알게 된 건 MBC 시사 작가로 일할 때다. 2018년 10월, '별별인문학'이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으로 방송으로 소개할 땐 '진주에 이런 도서관이 있구나?!'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2019년 12월. 마하도서관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양미선 관장님을 초대해 녹음 방송을 진행했던 인연까지. 그 뒤로도 한번씩 마음이 가서 지나가던 길에 들른 적이 한 번 있었는데, 그 땐 코로나 때문에 잠시 문을 닫았던 걸로 기억한다. 시운이가 예승이가 보고 싶다고 했다. 예전 유치원 친구가 그리웠나보다. 오랜만에 정희언니를 만나기로 했다. 장소는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그림책이 많은 곳이고 아이들 작업실이 있어서 언니가 벌써 예약을 했다고 했다. 얘기를 듣고 간 곳이 바로 '..

육아전쟁 2021.03.10

어찌 지나갔나 나의 일주일은 EP.3

'위선자. 그러지도 못할거면서 그런척은!!!!' 며칠간 내가 나한테 퍼부은 욕이다. 에잇! 내가 너무 한심해서, 부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었던 요 며칠이었다. 두번째 기사에서도 밝힌 적이 있는 10년 만에 연락이 온 한 선배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교원' 지부장 격을 맡고 있는 선배가 어느 날 느닷없이 연락이 왔다. 리포터 시절, 선후배 관계로 잘 지내왔던 우리는 속 깊은 얘기를 꽤 잘 터놓는 사이였다. 선배가 일을 그만두면서 한동안 끊겼던 연락이 다시 닿은 건, 2월 초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됐다. 안부를 전하는 와중에 시운이 이야기가 나왔고, 시운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좋은 책을 주겠다는 연락으로 마무리지었다. 받지 말았어야 했다. 처음부터 그랬어야 했다. 옛정은 반가운 인사로 끝냈어야 했다. 공짜로 ..

육아전쟁 2021.03.09

어찌 지나갔나 나의 일주일은 EP.2

다사다난했던 입학식을 무사히 넘기고 나니까 "12시 30분의 하교"라는 시련이 닥쳐왔다. 1시 반 하원을 했던 3년 전 일상이 다시 시작된 거다. 시운이도 힘이 들겠지만, 고스란히 5시까지 가지던 내 일상마저 사라졌다. 내 공간, 내 시간, 내 생각, 내 자유... 어쩜, 세 아이가 엄마가 되어서도 이런 것들을 끝없이 갈망할까. 포기하지 않는 내가 너무 안쓰럽고 가여울 정도다. 금산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다보니, 학생 수도 꽤 많은 편. (바람공간님 글을 읽기 전까진 몰랐던 사실) 1학년만 26명씩 5개반이 만들어졌다. 그러니 '돌봄'도 '방과후과정'도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시운이가 이 두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 이유의 책임은 반은 나에게 있다. 돌봄 교실 신청 기간을 놓친 것이다. KBS ..

육아전쟁 202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