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전쟁

천장누수도 모자라 이번엔 화장실 누수

어진백작 2021. 11. 7. 12:51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망할 놈의 엉터리 시공업체 때문에 우리집은 누수와의 전쟁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다. 천장누수는 마무리가 된 것 같아 이제 곧 막을 예정인데, '된 것 같아' 이 부분도 사실 완전히 믿기 어려운 상태라 우리는 이제 초탈, 그 이상의 단계에 다다른 것 같다. 

 

7월 초, 아랫집에서 안방 화장실에서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가 나도 모자랄 판에 아랫집 분은 엄청나게 침착하고 자세히 그간의 사정에 대해 알려주셨다. 입주 때부터 이 아파트는 무수히 많은 누수와 하자 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전 주인이 화단에 물을 준 게 고스란히 거실 중앙 샹들리에로 떨어져 보수를 한 번, 그 외에도 다수의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주인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어디어디를 고친 지 알아야 다른 하자가 발생해도 대처를 할 게 아닌가. 어쩜 이리도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지, 나는 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 이사를 온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기에, 이 하자에 대한 부분도 전주인과 합의를 해야 한다. 일단 일상생활 배상 보험으로 청구를 했지만 그 금액 다 나올지도 모를 문제고. 아무튼. 

 

인테리어를 할 때 두 개의 화장실은 남겨놓은 상태였다. 한꺼번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차차 하자고. 내년 초쯤? 계획을 했었는데, 누수발생으로 시기를 앞당겼다. 문제는 욕조 배관 연결부분에서 노후로 인해 누수가 발생. 물놀이겸 목욕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욕조 사용이 허락되지 않자 우린 좀 많이 난감해했다. 그 사이 업체를 알아보고 디자인을 찾아보고 누수 보수 그 이상으로 리모델링까지 생각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고, 지난 금요일이 되고서야 모든 걸 마무리하게 됐다. 

 

과감하게 욕조는 덜어냈다. 높은 단층을 두고 욕조가 있었고, 그 사이 다시 중문이 있어서 쓸데없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도 했고, 한 번에 세 아이를 다 데리고 샤위를 시켜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어서 우린 무엇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 그럼 욕조 없이 샤워시설을 더 설치하자! 해서 샤워기를 두 대나 놓았고, 중문을 떼고 나니 작은 목욕탕이 만들어졌다. 

 

나는 출퇴근으로 거의 집안일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어 모든 과정은 남편이 진행했다. 타일부터 샤워기 선택, 인테리어 장, 조명까지... 간간히 선택권을 주긴 했지만 나는 남편의 선택을 믿기로 하고, 어떤 선택을 해도 딴지를 걸지 않을터이니 알아서 진행하라고 했다. 고민이 많은 남편은 그게 더 힘들다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로 유익하지 않았는지 금방 포기하더라ㅋㅋㅋ 만족도 면에서 나는 꽤 후한 편이라, 음~ 좋은데? 오~ 잘했어! 로 태도를 유지ㅎ 진짜 괜찮은데 ^ ^ 궁디팡팡해줌ㅎ

 

우와. 근데 살고 있는 집에서 부분 리모델링은 할짓이 못된다는 걸 여실히 깨달았다. 타일을 붙이는 과정에서 분진과 먼지들이 정말 집안 곳곳에 내려 앉음. 제일 안쪽 공간인데 주방 싱크대까지 먼지가 앉았으니 이건 말 다했음. 허얼. 이사오고 제대로 다시 대청소했다. 3주간은 서재 말고 다른 작은 방에 매트리스를 옮겨 잤다. 잠만 자는 공간으로 활용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만약 남는 방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해도 아찔하다. 

 

간만에 사소한 집안 사정에 대해 글을 쓰니 손가락이 날아다닌다. 취재하고 글을 쓰는 편집실 편집요원이 됐지만, 정작 내 글을 마음껏 쓰지는 못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싶은 말들이 쌓인다. 쌓고 쌓다가 풀어낼 수 없을 만큼 쌓이면 어쩌지. 요즘 주말에는 거의 독박육아라 지금 이걸 쓰고 있는 것도 약간 기적ㅋ 아~ 취업한 것도 참 좋긴한데, 다시 그 때의 여유들이 그리워지고 있는 요즘.... 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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