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2

선호선호선호선호

밖으로 나돌지 않고선 엉덩이에 뿔이라도 날 것처럼 초조해하던 나를 일주일 째 집순이로 만든 사람은 단연 우리 선호♥ 지나간 연극무대들이야 다신 볼 수 없어도, 선호가 찍은 드라마는 볼 수 있다아. 정주행 하기 위해서 티빙 1개월치를 턱하니 결제함. 이 이쁜 얼굴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히잉. 연기도 대박. 선호는 이 때 빵 떴어야 했다. 스타트업 노노노노. 선호의 찐매력이 정말 양끗 녹아있는, 살아있는 영상화보집 지하철 수사대 고지석 반장.... 헉헉. 숨이 안쉬어진다.... 화장품, 카메라, 금융, 아웃도어, 향수, 남성복, 식품업체... 광고 찍느라 여념이 없을텐데 연극무대까지 소화하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너무 기특...ㅠ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 저어야 하는건..

지피지기 2021.02.11

내 글이 누군가에 의해 읽혀진다는 것

방송작가로 일하는 동안 내가 썼던 글들은 누군가의 기사를 재가공하거나 또 누군가가 쓴 글을 방송이란 틀에 맞춰 다듬는 과정이 전부였다. 순수 내가 쓴 글이라곤 그 코너를 소개하기 위한 오프닝 정도에 불과했던 것. 길어봤자 13포인트로 5줄 정도? 그런데 그 내용 역시 해당 코너의 문을 여는 성격이라 완벽한 창작과는 거리가 있다. 한 공단의 사보집 제작에 참여했던 것이 작년 12월. KBS 일과 병행하느라 틈틈이 자료를 찾고 실제 원고를 완성하기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린 듯 하다. 마감 날짜를 지키기 위해 며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 결과물을 어제 받았다. 발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사보집을 받으러 가는 내내 연애시절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만 같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이 어찌나 신기했는지. 한글 프로그램 ..

작가세계 2021.02.11

셋째는 우주입니다

천하무적. 우리집 실세. 애교의 절정. 그 어떤 수식어도 이 아이의 사랑을 모두 담을 수 없는, 우리 집 막내. 채운이. 채운이를 낳은지 벌써 2년이나 됐다니. (너가 태어났다는 표현은 쓰지 않을란다. 모든 것이 내 중심이다 촤하하하하하) 뭔가 프로같았던 셋째의 출산. 놀랍게도 그 큰 트렁크를 끌고 나 혼자 병원엘 갔다. 남편이 무심했던 게 아니라 남편은 첫째 둘째 등원을 해야 하니까. 친정엄마도 내가 병원에 들어가고 난 뒤 진주로 출발했다. 그만큼 용기 충만했기 때문에 전혀 서운하거나 이해가 안되거나 그러진 않았다. 세번째지 않나. 충분히 엄마인 나는 강했다. 둘째 출산을 봐주셨던 담당 선생님도 편안하셨고, 채운이 또한 건강했다. 우린 그렇게 모든 것이 준비된 채 막내를 맞이했다. 하반신 마취 주사만 ..

육아전쟁 2021.02.10

마지막 퇴근길

팀원들과 팀장과의 불화가 최고조로 치닫았던 지난 주와는 사뭇 다른 송별회였다. 느닷없이 새 팀장이 배정이 되고, 2년 간 자리를 지키던 원래 팀장도 함께 보내는 자리였다. KBS가 전국적으로 SNS 팀의 힘을 빼는 추세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나마 잘 운영을 하던 광주KBS는 실제로 팀을 해체를 시켰고, 자체 제작으로 승부를 보고 있던 우리 팀도 '리얼리즘R'을 폐지하고 팀장을 교체하면서 사실상 SNS에 대한 관심도를 줄였다. 큰 그림에서보면 이 같은 배경이지만, 결국 나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해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분이 썩 좋진 않다. 치열하게 내 자신과 싸우는 시간이 많았던 8개월이었다. 또 다시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이고, 배우고, 깨지고, 다치고, 깨치고. 제대로 실력을 펼치기도 전..

오직사유 2021.02.06

저 분을 존경합니다

시운이가 뿅망치와 색색깔 블럭을 가져와서 놀자고 했다. '할리갈리'라는 단어를 쓰던데, 내가 알고 있는 할리갈리와는 다른 것 같아서 정확하게 어떤 걸 요구하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5개의 블럭으로 자기가 혼자 모양을 만들어 뿅망치를 치는데, 결국 남편한테 그 임무가 전가되고 나서야 알게 됐다. 이 게임은 둘이서는 할 수가 없는 게임이었다. 시운이는 남편에게 가서 똑같이 행동했을 거다. 그런데 남편은 시운이의 의도를 알아챘다. 그리고 저리 재미있게 놀아줬다. 무엇의 차이일까? 어느 지점에서 나는 모르고, 남편은 알 수 있었을까? 사랑 정도의 차이일까? 의도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일까? 그것도 아니면 내가 아예 아이에게 관심이 없는 건가? '땡' 한마디에도 꺄르르 넘어가는 아이들인데, 하루에도 수없이 ..

육아전쟁 2021.02.02

스터디카페

독서실에 가봤던 적이 언제였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편입공부를 했던 20대 초반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어둑어둑하고 숨소리도 제대로 내면 안될 것 같은 답답했던, 저절로 공부가 하기 싫었던 곳....그런데?! 스터디카페 라는 곳이 있더구만?! 독서실의 다른 개념인가?! 요즘 애들은 이런델 다니나? 신기방기. 촬영구성안보다 더 머리를 싸매고 작성해야 하는 편집구성안을 쓰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지난 번 사전 미팅을 화상으로 할 곳을 찾기 위해 여기 스터디 룸을 빌렸었는데, 그 때 둘러보니까 너무 괜찮아서 벼루고 있었던 곳. 독서실만큼 숨통 막히지 않으면서 도서관 보다는 훨씬 조용한 혁신에 있는 스터디카페다. (같은 브랜드는 아니지만 금산에도 있더라ㅋㅋ) 일단, 무인으로 운영된다. 이렇게 깔끔한 ..

작가세계 2021.01.31

중고의 매력

진주 금산면 이 집으로 이사온지도 이제 5년을 채웠다. (하앍! 소름 내일이 5년째 되는 날이네) 20평대 신혼 월세 집에서 살다 대출금 받고 이 집을 장만했을 때만 해도 뭔지 모를 뿌듯함에 어깨가 으쓱했었다. 44평에 단촐한 네 식구.(시엄니, 첫째만 있었을 때) 집이 너무 큰 거 아냐?! 방이 세개니까 여기 우리 안방. 저 끝방은 시엄니 방. 나머지 하나는 시운이 방 만들어주면 되겠네~ 6인용 식탁도 널럴하니까 여유있게 쓰면 되겠다! 라는 말은 5년 전에 했던 말이고. 아이가 둘이 더 늘고 살림살이도 늘어가면서 이 집은 좁디 좁은 공간으로 변했다. 자가격리 때 들인 저 거대한 트램플린, 개어도 개어도 끝이 없이 건조기에서 쏟아지는 마른 빨래들. 버려도 버려도 새로 생기는 장난감들까지. 내 책, 내 가..

지피지기 2021.01.29

'별 글' 첫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어젯 밤, 메일링 서비스 '별 글'에 작가로 참여한 것에 대한 환영식(?)이 있었다. 줌으로 인사를 나눈 작가는 나까지 포함해 총 다섯 분. 글로만 인사하던 사람들이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진행하니 또 다르게 다가왔다. 반갑게 맞아주고 환영해주셔서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 '별 글'에 참여하게 된 건, 김용만 선생님 덕분이었다. 김용만 선생님은 MBC에서 일할 때, 어린이 보호구역 스쿨존에 관한 인터뷰로 섭외를 하면서 알게 된 분이다. 기존 스쿨존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오마이뉴스'에 보도하고 초록우산재단과 함께 더 나은 제도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활동하셨던 장본인. 얼마 전엔 김해에서 원격수업이 힘든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 자막과 더빙으로 원격수업을 할 수 있게 만들기도 했..

작가세계 2021.01.27

난각번호

가장 친한 친구가 얼마전 온라인 마켓 하나를 추천해왔다. 가성비가 너무 좋은 곳인데, 식재료들이 신선하기까지 하다며 얼른 회원가입하고 만원 쿠폰까지 가지라고. 이 좋은데를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까 이렇게 말했다. "달걀 난각번호 좋은 걸 찾고 찾다가 발견한 곳이 여기야." "난각번호가 뭐야?!" "야야야! 너는 작가라는 게 이것도 모르냐?!" "히잉.... 뭔데뭔데." "닭이 A4 용지정도 되는 케이지 안에서 알을 낳는데, 그 공간에 몇마리가 들어가 있는지가 적힌 번호야." "오호라~" "그러니까 난각 번호가 4로 끝나면 A4지 용지 정도 되는 공간에 네마리가 들어가있는거라고!" "!!!!!!!!!!!!!!!!!!!!!!!!!!!!!!!!!!!!!!!!!!!!!!!!!!!!!!!" 무지가 또 하늘을 찌..

오직사유 2021.01.26

막내의 눈빛

막내가 태어나고 제법 진지하게 세 아이의 점을 본 적이 있다. 나는 부모복과 남편복은 없어도 자식복만은 타고 났다고 했고, 세 아이 중 그 어느 누구도 내 속을 썩히기는 커녕 모두가 승승장구 한다고 했다. (믿거나말거나ㅋㅋ) 셋째의 사주는 더 또렷이 기억이 난다. 햇살이 비췄을 때 반짝이는 빛 중엔 가장 예쁜, 수정같이 맑은 아이라 그랬다. 부모 말이라면 끔뻑 넘어갈만큼 잘 듣고, 당찬 언니는 품어 줄만큼 아량이 넓으며 오빠하고도 합이 좋다고 했다. 셋 중에 부모를 가장 잘 섬기며 천상 여자, 그러니까 청순하고 곱고 참한 그런 여성이 될 거라고 장담하더라. (믿거나말거나2) 아직 여성성이라곤 1도 보이지 않는 말괄량이에 천둥벌거숭이 같이 저지레를 멈추지 않는 폭주기관차 같지만 남다른 눈빛을 장착한 그녀에..

카테고리 없음 202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