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코로나 잔여백신 접종 성공

어진백작 2021. 6. 14. 23:54


올해 초, 한 사보집에 코로나 백신 관련 글을 집필할 때만 해도 백신 접종이 이렇게 금방 진행될 줄은 몰랐다. 각 나라에서 다양한 백신이 만들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올해 안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도로만 썼었는데 말이다.

AZ(아스트라제네카)는 여성에게 안좋다느니, 20대에겐 별로라느니, 연세 있는 분들에겐 화이자가 좋다느니 하는 검증되지 않은 가짜 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중증환자, 기저질환이 없는 상태에선 어떤 백신이든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데, 내 생각은 그렇다. 어떻게든 기회만 된다면 빨리 접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남편은 오전에 얀센을 맞았다. (몰랐는데 남편은 금산면 예비군 소대장이란다) 예약 과정 필요없이 먼저 연락이 와서 접종한 날이 오늘. 시엄니도 17일 예약이 돼 있어서 왠지 나도 모르게 마음이 바빴더랬다. 잔여 백신이라도 예약할 수 있으면 빨리 맞고 지긋지긋한 코로나 염려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5월 말, 오마이뉴스에서 이창희 기자님의 기사를 보고 네이버 잔여백신 알람 신청을 걸어놨다. 금산에 지정병원을 세군데 걸어놓고, 2-30분 내로 갈 수 있는 혁신 쪽에도 2군데 걸어놨다. 어디든 빨리 예약만 할 수 있으면 다행이란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알람이 자주 울리지는 않았고, 겨우 들어가 예약을 하려고 해도 항상 한 발 늦는 거다. 시스템 문제인가? 아님 원래 느린 나 때문인가? 잔여 백신이 1개 아님 2개 정도만 뜨니까 경쟁률도 쎄서 그렇겠지... 하고 아쉬워 하는데, 오잉?! 오늘은 병원 한 곳에서 7개나 뜨는 것이 아닌가. 이미 한 군데를 실패하고 계속 새로고침을 하던 중에 뜬 알람이라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저녁에 먹을 국을 간단히 끓여놓고, 얼른 병원으로 갔다. 동네 안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는 도중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후유증을 겪는 케이스가 너무 다양해서. 발열, 두통, 오한 다 겪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고도 하고...갑자기 어제 아침 남편의 얘기가 떠올랐다. 얀센 맞은 어떤 30대가 사망했데. / 뭐어?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죽을 수 있어? /

'아니야 아닐거야. 조금 덜 예민한 나는 잘 견딜거야. 너무 크게 걱정하진 말자. 독감 주사도 매년 맞는데 뭘.'

시간 차는 있지만 남편과 같은 날에 맞았으니 같이 아프지만 않으면 되는데... 혹시나 싶어 타이레놀 한 알씩을 자기 전에 먹고 누웠다.

오늘따라 우릴 더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얄미웠다. 엄마아빠 주사 맞아서 쉬어야 한다고 설명해도 당최 들어먹질 않는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ㅠㅠ

아까 먹은 커피 한 잔 때문인가 뒤척이다 하도 잠이 안들어서 서재로 와 이 글을 쓴다. 별일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맞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코로나여 어여 종식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