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사유

글을 잘 쓰려면?

어진백작 2020. 12. 9. 00:09

어느 멋진 글귀를 보면 우와... 감탄부터 하고 보는 나는 이미 하수. 

화가 나야 한다. 꼬집혔을 때 아! 하고 소리가 저절로 나는 반사신경처럼

"으악!"하고 짜증이 나는 것이 맞다. 적어도 글쓰는 것에 욕심이 있는 '작가'라면 말이다. 

감동... 자체에만 그치니까 발전이 없는 거다. (알면서 왜 그러나?!)

 

글을 잘 쓰기 위한 고민은 오래전부터 해온 편이다. 하지만 이렇다할 결과물은 없다. 

고민만 주구장창 했다는 거다. 어디가서 '작가' 명함을 내밀기도 부끄럽다. 숨고 싶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정확히 얘기할 수 있다. 

내가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도 한,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있을 수 있다"는 공식!

최근엔 구성안을 쓰면서 확실히 피부로 깨달았는데, 

기본적인 자료 수집이 빈약하면 절대로 탄탄한 구성안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아는 선에서 구성안을 작성했다가 피를 본 경험이 몇달 전에 있었다가

얼마전 뼈저리게 느끼고, 이 부분은 완전히 고치려 애를 쓰고 있다. 

 

다르게 설명하면...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 말로는 글재주가 없다라고 하는 사람이 글을 썼을 때 훌륭한 글이 나온다?! 

그 사람은 분명 input이 많은 사람이다. 태어날 때부터 갖춰지는 능력이 아니다.

그게 끊임없는 고민에서 나왔든, 직접 몸소 겪은 경험에서 나왔든, 어마어마한 독서량에서 나왔든

아무래도 그런 건 상관없다. 어째됐건 output으로 만들만한 소스가 많다는 얘기니까. 

 

예전에 어떤 토크쇼에서 가수 '지코'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좋은 가사를 쓰고 싶은데 좋은 단어가 더이상 떠오르지 않아서 괴로웠다는 얘기. 

좋은 단어, 즉 글로 쓸 수 있는 재료가 계속해서 필요하단 걸 깨달았고, 

자신은 그 지점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책을 일부러라도 많이 읽으려고 한다는, 아주 훌륭한 태도. 

래퍼라고 약간은 얕잡아 봤었는데... 역시 스타는 그냥 되는 게 아니었다.

 

나도 같은 지점에서 늘 고민이 됐던터라, 그 많던 대화들 중 유독 이 부분이 날카롭게 머릿속에 박혔다. 

그래서 지코와 같이 책을 많이 읽으려는 노력을 해가는 중인데, 

 

얼마 전엔 아주 운 좋게도 조경국 작가님과의 대화를 길게 나눌 수 있었다.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좋은 글쓰기'에 관한 꿀팁을 얻었다. 

단독 강연을 듣는 것마냥 꼼꼼히 필기를 하고 취재를 하는 것처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요점만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1. 자신이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것

2. 주제에 맞는 자료조사를 충분히 할 것

3. 목차를 만들어 그에 맞게 글을 써볼 것 

 

이 세가지만 지켜도 책 한 권은 그냥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게 무엇보다 큰 경험이 될거라고. 

 

언젠가는 내가 채운 책 한권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는 그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공허한 꿈으로 내동댕이 쳐지지 않도록, 내 자신을 좀 더 붙들어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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