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세계

오뚜기 푸드 에세이 공모전 당선

어진백작 2021. 5. 6. 00:23

 

이틀 전, 시운이를 도서관으로 데려다 주는 길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는데, 

 

"안녕하세요. 백지혜 씨 되시죠? 오뚜기 푸드 에세이 공모전 입니다"

"아! 네네네네네(왜 다섯번이나 대답을 했지)!!"

 

세가지 질문을 해왔다.

1. 등단을 했거나 문인협회 등 작가로 등록이 돼 있느냐,

2. 작품을 인터넷에 게재하거나 어디 올린 적이 있느냐,

3. 오뚜기 관련 직원이냐.

 

아주 성실히 대답을 했고, 대답이 모두 끝나고 난 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혹시 제가 당선이 됐을까요?"  

"아, 그 여부에 대해서는 5월 5일 확인하시면 됩니다."

 

알고보니, 그 개별연락은 2차 심사 대상자들에게만 돌렸다고.  

 

설레발치면 들어오던 복도 달아날까봐, 오뚜기 광팬인 남편에게만 살짝 소식을 전하고 입꾹모드. 괜히 1등 상도 기대해봤다가, 우와우와! 그럼 뭐하지? 행복한 상상도 해봤다가, 이사 문제로 골머리 썩고 있던 걸 잠시나마 후~ 하고 허공에 날렸던 시간이었다. 

 

결론은 당선!!!!!!!!!!!!!!!!!!!!!!!!!!!!!!!!!!!!!!!!!!!!!!! (눈물이눈물이...)

 

 

500만원 상금의 으뜸상은 아니었지만, 

5533편 중에서 66편 안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벅찬 일... 크흐흐흑......

 

누수, 보일러, 싱크대, 짐 정리, 전기공사 등등 이사준비를 하면서부터 거의 한 달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보란듯이, 그딴 핑계대지 말고 어서 다시 노트북을 켜라고, 손가락을 얹으라고, 뭐라도 어서 쓰라고!!! 다그치는 '선물' 같아서 기쁘게, 그렇지만 반성도 하면서 결과를 즐기고 있는 중. 냐하~

 

오뚜기 당선 여부를 은근 기대하던 남편이 어제 진지하게 물어왔다. 

 

"당신, 근데. 왜 갑자기 글을 쓰게 된거야?" 

"어?!?! (그걸 몰라?!)"

"아니, 리포터였다가 진행도 하다가 어느 날 방송작가를 하길래 그 때도 뭐지?! 했었는데, 또 갑자기 글을 쓴다네? 당신 정체가 뭐야?"

 

공격성 질문 같지만 정말 몰라서 묻는 질문이다. 장황하게 30분 정도 설명을 늘어놓고서야 이해시킬 수 있었다. 갑자기 아닌데. 길게 보면 6년은 나름 트레이닝 해 온 건데. 그동안 사는게 바빠서, 애들 사이에서 둘이 대화 할 시간이 없어서, 내가 왜 글쓰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동안 남편은 혼자 얼마나 섭섭했을까. 아니야. 나는 분명히 얘기했어~ 라고 돌이켜 보니까,

 

"여보, 나 방송 작가 해볼까?"

"여보, 나 유튜브도 해볼래!"

"여보, 나 에세이 쓰기로 했어!"

 

맞네. 거의 통보였네. 미안. 그 과정을 다 알고 있었음 오늘 당선을 더 기쁘게 축하해 줄 수 있었을텐데. 지금 온통 남편 정신이 전기공사에 쏠려 있어서 내 축하는 커녕 ㅋㅋㅋㅋ인터넷으로 전선 사고 있고 막.... ㅎㅎㅎㅎㅎㅎ

 

(삼천포로 빠졌군)

 

백작가야 잘했다. 이사 때문에 고생 많았다고, 앞으로도 꾸준히 글 쓰라고 하늘이 주는 선물이다. 포기하지 말고 한 발 한 발 딛고 또 내딛거라.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아자!!!! 

 

 

쓸 거리를 만들어준 엄마 아빠께 감사하고, 

이런 공모전 있다고 알려준 예린작가님도 감사하고, 

제일 먼저 축하해준 '별글' 작가님들도 감사하고, 

함께 기쁨을 나눠준 '글요일' 멤버들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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