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세계

인터뷰 요청

어진백작 2021. 7. 14. 01:31

리포터로서 인터뷰이를 마주해 인터뷰 할 때도,
작가로서 인터뷰이의 원고를 받았을 때도 똑같이 느꼈던 감정이 하나 있다.

'나도 저런 전문가가 되고 싶다'

어떤 분야에 대해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그게 너무 부러웠다. 얼마나 고민하고, 얼마나 연구를 하고, 얼마나 공부를 했으면 저렇게 막힘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어떤 질문을 해도 명쾌하고, 때론 질문 내용을 넘어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깨달음까지 주는 좋은 인터뷰들을 마주할 때면 나는 그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더랬다. 그래서 취재나 녹음을 충분히 하고도 더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시간을 냈던 적이 꽤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그 사람들이 참 부러웠고, 나도 언젠가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서 깊이 있는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는 열망? 같은 걸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최근에 오마이뉴스에 쓴 내 기사를 보고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나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지인에 지인을 통해 연락처를 물어왔단다. 나를? 왜? 어떤 방송을 만들려고? 궁금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는데, 이틀이 지난 오늘에서야 담당 작가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남들과 좀 다른 것 같다며, 부동산이든 교육문제든 좀 더 친숙한 삶의 이야기로 조금 다른 시선을 인터뷰를 통해 알리고 싶다고 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시선이 특이한 건가요?"

너무나도 교과서 같은 도덕적인 얘기 아닌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이라 여겼는데, 그걸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대중적이지 않는다는 뜻인가 싶어서 물었다. 담당 작가는 자신도 같은 생각이긴 한데, 보통 사람들은 잘 표현하지 않는 관점을 기사에 잘 녹여낸 것 같다면서 이런 생각들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잠깐 5분 정도겠거니... 했는데, 12분. 12분이란다. (원고 8장은 나오겠네. 와우) 시사 프로에서 12분이면 메인 인터뷰다. 내가, 내 이야기가 12분동안 전할 가치가 충분한건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질문지를 받아봐야 윤곽이 나오겠지만 아직도 기분이 이상하다.

무슨 활동가도 아니고 지극히 일반인인 나에게서 도대체 어떤 대답을 원하는 걸까.
내 소신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까?
다른 건 몰라도 진짜 재미있는 인터뷰가 될 것 같은데....

하하하하하하. 재미있다. 인터뷰를 요청만 하던 사람이 인터뷰를 다 하게 되다니...ㅎㅎ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네. 참 별의 별 경험을 다한다 증말 ㅋㅋㅋㅋㅋㅋㅋ

'작가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인물  (8) 2021.08.16
평생 모르고 싶은 레시피가 있다  (2) 2021.07.03
오마이뉴스에 대한 편견  (2) 2021.06.05
별글 줌 회의  (4) 2021.05.31
오뚜기 푸드 에세이 공모전 당선  (10) 202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