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전쟁

막내는 내 사랑이 또 그리웠나보다

어진백작 2020. 12. 5. 21:17

이런 나이롱 환자 같으니라고

셋째가 처음 입원했을 때가 언제였더라... 암튼 기억은 안나지만 그 때는 분유 먹을 때였는데...

지금은 일반식도 거뜬히 먹어치우는 셋째와의 입원기가

하루 정도는 있어도 될 것 같아서 오늘 글요일은 <셋째의 두 번째 입원기>로 정했다. 

 

수액 주사를 맞히는데 어찌나 힘이 센지...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악을 쓰는데, 

나혼자로 안되서 간호사 3명이 달라붙었다. 

 

"아이구, 엄마가 제대로 못잡네. 이리줘봐요. 내가 안을께요!!"

 

꼭, 환자가 갑질을 해야한다는 주의는 아닌데,

그렇게 간호사한테 꾸지람을 들으니까 자존심이 약간 상했다. 

애가 셋인 엄마가 이것도 못해내냐는 식의 말투였다고 느껴진 건, 정말 기분탓이었을까?

 

힘이 장사인걸 어뜨케... 얘 때문에 내 왼쪽 손목은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질 정돈데...

병실 앞에서 간호사실까지 그 짧은 거리도 100m 달리기 하듯 뛰어나가버리고, 

몸이 안좋으면 기분도 다운돼서 짜증을 내도 백번은 낼텐데,

얘는 시종일관 하하호호. 

나이롱 환자다. 그것이 확실하다. 콧물은 핑계고,

여기 이렇게 나랑 하루하루를 꼬박 둘이서면 보내고 싶어서 아픈척 한건가... 싶을 정도니까. 

 

어린이집이고 유치원이고 부지런히 보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

진주시 이장단 발 코로나가 번창하던 때도 우리집 애들은 기어코 시설로 등원했다.   

그러다 애들도 무리일 것 같다... 라고 느껴질 때면 어김없이 아프곤 했는데, 

돌아가면서 아파주면 그나마 다행인 것. 이번엔 막내 채운이 차례였던 거다. 

 

장난감을 많이 들고 오지 않아서 내 화장품을 꺼내놨더니 저리 가지고 논다. 

화장품 쌓고 무너뜨리고 저렇게 30분은 놀았던 것 같다. 

엄마를 온전히 독차지했으니, 얼마나 신이 날까ㅋ

그렇게 생각하면 나이롱 환자처럼 밝은 얘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고...

 

'엄마도 좋잖아. 여기 나랑 와 있는 거'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어떻게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7시 30분에 재워버렸다. 푸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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