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유치원, 집에서 25분 거리의 공립 단설 유치원이다. 시운이는 3년을 다녀서 이미 졸업했고, 지운이가 6세 반에서 2년째 다니고 있다. 출근할 때 남편이 등원을 맡고, 칼퇴 일 땐 하원까지 해오지만 공연이 있어서 바쁘고 야근이 있는 날엔 내가 칠암동까지 다녀오는 편이다.
시운이가 1시 30분에 하원할 때가 있었다. 1년 정도를 방송국 조퇴까지 일삼으며 힘들게 다녔던 적도 있다. 그냥 집 앞에 내려주는 가까운 어린이집이었으면 안했을 고생을 우린(남편도) 사서 했다.
원장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난 3년과 올해를 비교하며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 원장이 그냥 아무런 의지없이 기계처럼 출근하고 퇴근하는 공무원 자세였다면, 올해 새로 부임한 원장은 정반대다. 너무 적극적이어서 부담스럽다랄까...ㅋ 하지만 생기가 도는 유치원이 너무 좋고, 매사 으쌰으쌰 하시는 부원장까지 요즘은 대만족이다.
진주유치원은 원장 교체와 더불어 경남도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행복학교'에 선정됐다. 올해부터 4년동안 총 4억의 지원을 받는다. 경남도에 몇개 안되는 행복학교 '유치원'에 작년 한울유치원을 이어 선정된 건데, 이게 담임선생님을 잘 만나서인지, 아니면 유치원 프로그램이 정말 달라졌는지 확인해보진 못했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건 백퍼 인정.
행복학교에 선정된 진주유치원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간식 선택에 있어서도 각 반 원생들이 민주적인 회의를 거쳐서 정하고, 이벤트를 준비한다. 교실에서 작은 문제가 생겨도 아이들이 직접 회의하고 문제점을 해결한단다. 선생님 손을 더해야 진행이 되는 아직은 미숙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그 과정을 지켜보자니 흐뭇한 마음은 감출 길이 없다. (둘째 지운이는 자기 의사가 분명하고 경청도 잘 하는 편이라 회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고 한다.... 하트 뿅뿅)
1) 원생들이 행복해지는 유치원 만들기에
2)적극적인 교사의 협력, 그리고 또 하나가 더해졌다.
바로, 3) 학부모의 행복
원생과 교사와 학부모 3주체가 모두 행복해지는 유치원 만들기에 진주유치원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부모의 행복은 '학부모회' 동아리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시운이 학교생활에만 신경을 몰두하고 있어서 지운이는 거의 유치원에 내팽겨치다시피 하는 나는야 못난 엄마.. 이번 기회에 이렇게라도 관심을 가지자! 하고 참여를 한 것이 글쎄.... 하필 담당 선생님이 지운이 담임이셔서 (권유에 못이겨) 감사직을 맡았다. 임원이 되니 뭐가 또 이리 할 일이 많은지 ㅠㅠㅠㅠ
그간 학교에 치맛바람을 일으켜 부정적인 조직으로 불렸던 '학부모회'는 얼마간 사라졌었다. 그러다 요즘 서서히 다시 만들어지고 있는데, 예전 '학부모회'가 가졌던 목적과 취지 자체는 완전히 변했고, 정말 학부모도 찐행복해지는 환경을 만들고자 교육지원청에서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진주유치원 학부모회는 <만들기> 동아리로 결정되었다. 주제는 '팝업북 만들기'. 임원인 나는 회장, 부회장님과 함께 여러 번의 줌 회의를 열며 첫 연수를 준비해야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아주 성공적인 연수를 마무리했다.
그림책은 코팅처리가 되어 있어서 재활용이 안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결국 쓰레기가 된다는 건데, 그걸 활용해 팝업북을 만든다는 취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강사분은 서울에서 내려오셨는데, 어찌나 조곤조곤 설명을 잘 해주시는지... 똥손 중의 똥손인 내가 그럴싸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다 강사님 덕분....ㅎ
내 작품은 요거!
가위질만 잘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팝업북. 그림책 다 봤다고, 낡고 찢어졌다고 그냥 버리지 말고, 아이와 함께 의미있는 시간 만들면 진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실력을 키워 12월 유치원 내 전시를 할 계획이다. 엄마가 만족하는 학부모회의 긍정적인 활동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져야 하니까~ ^ ^
진주 유치원.... 셋째도 보내버려....?!?! (아.... 너무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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